최근 들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계절 구분이 점점 모호해지고, 텃밭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극한 날씨가 점차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평년보다 이른 폭염, 갑작스러운 한파, 예고 없이 몰아치는 강풍은 텃밭 작물에게 단순한 환경 변화가 아닌 ‘생존의 위협’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텃밭은 대규모 농경지와 달리 구조적 방어 장치가 부족하고, 도시 또는 제한된 공간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자연재해에 더 취약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작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평소부터 극한 기후에 대비한 운영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폭염, 한파, 강풍이라는 세 가지 대표적인 이상 기후에 대응하는 텃밭 운영법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폭염 대응: 작물의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
여름철 기온이 30도를 넘고, 지표면 온도는 40도 이상까지 오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텃밭 작물들이 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때 잎이 마르고, 광합성 효율이 떨어지며, 과일 작물의 경우 꽃이 떨어지거나 열매가 이상 성숙되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그늘막’입니다. 텃밭 전체 또는 민감한 작물 위주로 차광망을 설치하면 햇빛을 직접적으로 차단해 작물의 온도 상승을 줄일 수 있습니다. 차광망은 30~50% 차광률이 적당하며, 텃밭 구조물이나 지지대를 활용해 설치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대응은 수분 관리입니다. 폭염이 지속될 경우 지표면의 수분 증발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오전 시간대에 흠뻑 물을 주고, 작물 주변에 멀칭(짚, 우드칩 등)을 통해 수분 증발을 억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수 시기와 방법도 중요한데, 한낮에 물을 줄 경우 뜨거운 물이 작물 뿌리를 데우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이 가장 적절합니다. 고온에 민감한 상추, 시금치, 브로콜리 등은 여름철 생육 부진이 잦은 작물입니다. 이들은 여름 작기에는 피하거나, 고온 내성이 강화된 품종을 선택해 대체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좋습니다. 폭염 기간에는 질소 성분이 높은 비료 사용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질소는 작물의 성장을 촉진하지만, 고온기에는 부작용으로 작용해 연약한 조직이 만들어져 병해충에 더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파 대응: 작물과 토양의 냉해 방지를 위한 보호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는 한파 시기에는 작물의 뿌리가 얼거나, 세포벽이 손상되어 생육이 중단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저온에 약한 고추, 토마토, 오이 등의 과채류는 한 번의 냉해로도 회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작물 위에 보온 덮개를 씌우는 것입니다. 보온 덮개는 부직포, 투명 비닐, 불투명 차광막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밤 시간대를 중심으로 설치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땅 속 온도를 지키기 위한 조치도 중요합니다. 짚, 낙엽, 코코피트 등을 이용해 작물 주변에 멀칭을 해주면 뿌리 근처 온도 하락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또한 지온 유지에 효과적인 고상형 텃밭(흙과 지면이 분리된 텃밭)은 보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파 시에는 바닥에 단열재를 깔거나, 텃밭 바닥 아래 공간을 흙 또는 폐우드칩으로 채워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한파에 대응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로는 파종 시기를 조절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가을에 심는 배추, 무, 상추 등은 예상보다 일찍 추위가 닥칠 경우 정상 생육을 마치지 못하고 얼어버릴 수 있으므로, 예상 기온에 맞춰 파종 시기를 앞당기거나 보온 시설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랭풍이 강한 날에는 간이 비닐하우스를 덧씌우는 방식도 유효하며, 하루만의 한파에도 작물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강풍 대응: 작물 손상을 막고 구조물 안전 확보하기
강풍은 작물의 줄기나 가지를 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텃밭 구조물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기상 이변 중 하나입니다. 특히 기온 변화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강풍은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전 방지 구조를 항상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대응은 작물에 지지대를 설치해 흔들림을 줄이는 것입니다. 고추, 가지, 토마토 등줄기가 길고 열매가 무거운 작물은 반드시 1개 이상의 지지대를 설치하고, 유연한 끈으로 여유 있게 묶어 고정해야 합니다. 바람이 통과할 수 있도록 텃밭 주변의 가림막도 통기성 있게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단단하고 막힌 구조물은 오히려 바람을 받아 넘어지거나 구조 전체를 흔들 수 있기 때문에, 바람을 50% 정도만 걸러주는 그물형 차단막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텃밭 상자나 플랜터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하부를 무겁게 고정하거나, 외곽에 모래주머니 또는 돌 등을 이용해 안정시켜 주는 것도 바람에 대한 구조물 보호 방법입니다. 강풍 대비의 또 다른 핵심은 작물 배치입니다. 키가 큰 작물은 외곽이 아닌 안쪽에 배치하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바람을 막아주는 ‘풍막 작물’을 주변에 함께 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해바라기나 옥수수처럼 줄기와 잎이 크고 튼튼한 작물은 바람을 분산시키는 데 효과적이며, 시각적으로도 텃밭을 보호하는 울타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던 날 이후에는 작물 상태를 즉시 점검하고, 부러진 가지나 넘어간 작물을 바로 세워주는 사후 관리도 필수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온과 극한 날씨는 이제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텃밭 운영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일반적인 변수입니다. 작물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하루 이틀 사이의 변화만으로도 생육 상태가 급변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텃밭 구조를 설계하고,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에 맞춘 보호 장치를 준비하며, 위기 상황 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운영 매뉴얼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텃밭은 자연과 함께하는 공간이지만, 그만큼 예측 불가능한 요소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비로소 건강한 수확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