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부터 몇 해 운영해 본 사람까지 공통으로 겪는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언제, 무엇을 해야 할까?’입니다. 작물을 언제 심고, 언제 수확하며, 어떤 관리를 계절마다 반복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으면 계획 없는 텃밭이 되기 쉽습니다. 특히 도심형 텃밭이나 베란다 텃밭은 계절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연중 스케줄을 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파종, 수확, 관리 루틴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텃밭 운영의 흐름을 명확히 제시합니다.

봄: 파종의 시작, 텃밭 준비와 작물 선정
3월에서 5월까지의 봄철은 텃밭 운영의 시작점입니다. 이 시기는 기온이 서서히 오르며, 대부분의 채소가 싹을 틔우기 좋은 시기입니다. 봄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토양 점검과 재정비입니다. 겨울 동안 얼고 굳은 흙을 다시 갈고, 퇴비나 비료를 혼합하여 영양 상태를 보완합니다. 토양의 배수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시 마사토나 펄라이트를 섞어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봄철 주요 파종 작물로는 상추, 열무, 쑥갓, 청경채, 시금치, 근대 등 잎채소가 있습니다. 이들은 비교적 발아가 빠르고 관리도 쉬워 초보자에게 적합합니다. 중반이 되면 토마토, 고추, 가지, 오이, 호박 등 열매채소의 모종도 심을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핵심은 급격한 기온 변화와 일조 시간 확보입니다. 아침 저온에 대비해 모종 보호용 투명 커버를 활용하거나, 바람이 강한 날은 화분을 실내로 이동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또한 봄은 해충이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이므로 초기에 병해충 예방을 위한 점검을 시작해야 합니다. 잎 뒷면 확인, 주변 환기 관리, 물 과다 공급 방지 등 기본 루틴을 정립하면 여름철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봄은 텃밭의 1년을 좌우하는 중요한 출발점으로, 준비와 파종을 꼼꼼히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름: 성장과 수확의 절정, 집중 관리 시기
6월부터 8월까지는 텃밭이 가장 활기를 띠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대부분의 작물이 본격적인 생육에 들어가며, 연속 파종 및 첫 수확이 이어집니다. 토마토, 가지, 고추, 오이, 호박 등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며, 수분과 영양을 많이 요구합니다. 따라서 주기적인 물 주기, 비료 보충, 지지대 설치, 순 지르기 등의 집중 관리가 필요합니다. 여름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물관리’입니다. 기온이 높아지면 증발량도 늘어나므로 아침 또는 저녁 시간대에 충분한 물을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토양이 과습해지는 것도 병해충의 원인이 되므로 배수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토양 표면이 말라도 내부가 촉촉하면 물을 잠시 미뤄야 합니다. 이 시기에는 수확도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잎채소는 2~3주 단위로 순환 수확이 가능하며, 열매채소는 수시로 수확해야 품질이 유지됩니다. 과하게 익힌 열매는 남겨두지 말고 수확하여 식물의 에너지 분산을 줄여야 전체 생육에 유리합니다. 해충 발생이 급증하는 시기이기도 하므로, 노린재, 진딧물, 응애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천적 활용이나 자연방제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을과 겨울: 마무리와 재정비, 휴식과 준비의 시간
9월부터 11월까지는 여름작물의 수확이 끝나고 가을작물을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도 쌈채소, 무, 배추, 갓, 열무 등의 재배가 가능하며, 특히 배추는 김장용으로 인기가 높아 많은 가정에서 도전합니다. 여름작물을 정리하고 남은 뿌리와 토양을 정돈한 후, 가을작물을 위한 배치와 파종이 필요합니다.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하는 가을에는 병해충 활동이 줄어드는 대신, 일조 시간이 짧아지므로 식물 생장이 둔화됩니다. 이때는 생육 속도를 고려해 파종 시기를 앞당기고, 햇빛이 잘 드는 위치에 작물을 집중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온도 변화가 크기 때문에 보온을 위한 투명 비닐이나 커버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12월부터 2월까지의 겨울은 대부분의 텃밭이 휴식기를 맞이하지만, 실내 베란다나 LED 시스템을 활용하면 소규모 재배는 가능합니다. 이 시기는 토양 회복, 도구 정비, 작형 계획, 작물 순환 전략을 정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사용한 흙을 건조·살균하고, 자재를 정비하며, 다음 작기를 위한 씨앗 구입 및 계획 수립이 핵심 작업입니다. 또한 텃밭 운영 노트를 통해 한 해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기록해 두면 다음 해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텃밭 운영은 단순히 작물을 심고 수확하는 일의 반복이 아닙니다. 계절의 흐름을 읽고, 작물과 환경의 변화를 관찰하며, 해마다 쌓이는 경험을 기반으로 점점 더 나은 루틴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연중 언제 어떤 작업을 해야 할지 흐름을 파악하면, 매년 텃밭은 더 풍성하고 효율적인 공간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텃밭이 사계절 내내 건강하고 풍요롭기를 바랍니다.